코인베이스가 미국 규제당국의 비공개 문서 1만여 건을 공개해 암호화폐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문서들은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SEC와 FDIC 등 주요 규제기관들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방침이 드러났다.
코인베이스의 폴 그레월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내부 이메일과 법률 검토 의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SEC가 2019년 작성한 이메일에서는 암호화폐 규제의 '법적 공백'을 인정하는 내용이 확인됐다. 이는 SEC가 그동안 공식적으로 부인해온 사실이다.
또한 2023년 뉴욕 검찰이 쿠코인 사건에서 SEC에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규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SEC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흥미로운 점은 SEC 직원들이 코인베이스가 제출한 동영상 파일을 IT 문제로 열어보지 못했다는 내부 이메일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이 문서들을 쉽게 얻지 못했다. 대부분의 정보공개 요청이 지연되거나 거부됐고, 공개된 문서도 상당 부분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제3자 정보공개 전문기관인 히스토리 어소시에이츠를 고용하고 법적 조치까지 취해 문서 확보에 나섰다.
그레월 CLO는 이번 문서 공개가 단순히 한 기업이나 투자자의 문제가 아닌 정부 활동을 감시할 모든 미국인의 권리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명확한 규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수백만 암호화폐 보유자들을 위해 투명성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