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트코인 채굴기 3대 제조사, 트럼프 관세 피해 미국 생산 이전

중국의 3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체인 비트메인(Bitmain), 카나안(Canaan), 마이크로BT(MicroBT)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시작했다고 18일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전 세계 채굴기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 3대 제조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기술 제품에 대한 관세 강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태평양 건너편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비트메인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이 회사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지 몇 주 만인 지난 12월부터 미국 내에서 채굴기 조립을 시작했다. 카나안도 곧이어 따라했으며, 트럼프가 중국산 기술 제품에 부과한 총 30%의 수입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카나안의 기업개발 및 자본시장 담당 부사장인 레오 왕(Leo Wang)은 무역 정책이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미국 프로젝트는 "탐색적"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3위인 마이크로BT는 성명을 통해 재정적 타격을 피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기업은 단순히 재미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판매를 보호하고 미국 고객들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컨플럭스 네트워크(Conflux Network)의 최고기술책임자인 광 양(Guang Yang)은 "미중 무역전쟁이 비트코인 공급망에서 표면적이 아닌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 양은 또한 미국 기업들에게 "이것은 관세를 넘어선 문제다. '정치적으로 수용 가능한' 하드웨어 소스로의 전략적 전환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들 3개 회사는 글로벌 암호화폐 먹이사슬의 정점을 장악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기계를 만들고, 이는 다시 대규모 에너지 공급, 클라우드 인프라, 거래 시스템에 의존한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2023년 말까지 비트메인, 카나안, 마이크로BT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컴퓨팅 파워의 95.4%를 담당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독점이며, 미국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기반 암호화폐 하드웨어 회사 아우라딘(Auradine)의 최고전략책임자인 산제이 굽타(Sanjay Gupta)는 이것이 작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에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하는 반면, 채굴 하드웨어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오는 것은 지리적 수요와 공급의 주요 불균형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산제이는 또한 "수십만 대가 미국 전력망에 연결되어 있는 것은 보안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레오 왕은 반박했다. 그는 채굴기들이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적용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오는 회사들이 여전히 중국의 첨단 기술 수출에 대한 광범위한 미국의 단속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비트메인의 AI 부문인 소프고(Sophgo)는 국가 보안 우려로 인해 미국 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2021년, 중국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했다. 당시 중국은 채굴기 생산부터 채굴과 거래소까지 모든 것을 통제했다. 베이징이 암호화폐를 불법으로 만들자 대부분의 거래 회사와 채굴 사업체들이 해외로 도피했다. 하지만 비트메인, 카나안, 마이크로BT는 여전히 하드웨어를 만들기 때문에 관련성을 유지했다.

이들은 서구 기업들이 만들 수 있는 것보다 더 잘 작동하는 고성능 칩을 만들어 선두를 유지했다. 또한 처음으로 규모를 확장한 이점도 있었다. 카나안은 나중에 본사를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에 파일럿 생산 라인을 열었으며, 지난해 총 수익의 40%를 미국에서 벌어들였다. 레오는 "우리와 고객 모두의 비용을 줄이려는 근거"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더 많은 압력을 가하면서 그는 "모든 대안을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암호화폐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그의 아들 에릭 트럼프(Eric Trump)는 허트8(Hut 8)과 팀을 이뤄 국가 암호화폐 보유고 구축을 계획하는 채굴업체인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전체 "미국 우선" 암호화폐 꿈은 한 가지 문제에 막혀 있다. 거의 모든 채굴기가 여전히 중국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법률을 담당하는 미국 변호사 존 디튼(John Deaton)은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거나 공급을 조작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안정성을 방해하고 미국 사용자와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가장 큰 미국 기반 채굴 회사들인 마라(MARA), 클린스파크(CleanSpark),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모두 자신들의 채굴장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수입된 중국산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