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창업자 저스틴 선, 백악관 디지털 자문위원과 회동…미국 암호화폐 정책 개편 주목

트론(Tron)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이 최근 미국 백악관 산하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 사무국장 보 하인스(Bo Hines)와 회동했다. 이번 만남은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차세대 법안의 상원 통과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론의 정책 참여 가능성이 주목된다.

선은 본인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트론과 블록체인 기술이 미국의 디지털자산 주도권 확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해 기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트론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트론의 토큰 TRX의 전망에 낙관적인 시선을 보이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번 대화의 주요 배경이 된 것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혁신 법안(GENIUS Act)'이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에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고, 준비금 적립과 정기 감사, 소비자 보호 조치 도입을 골자로 한다.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을 68대 30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통과했으며, 현재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으로 넘겨진 상태다.

선은 하인스가 법안의 주요 지지자 중 한 명임을 언급하며, “해당 법안이 암호화폐 법제화 흐름을 한층 앞당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디지털주권연맹(Digital Sovereignty Alliance)이 이번 회담과 법안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보 하인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난해 '암호화폐 조정관(Crypto Czar)'으로 임명된 이후 빠르게 업계 핵심 인사들과 접촉해왔다. 그는 취임 초 30일 동안 리플(XRP)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와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파트너들과 면담을 갖는 등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 전략 구상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선의 유착 가능성은 정치권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선은 트럼프가 연관된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에 7,500만 달러(약 1,043억 원)를 투자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최근 트럼프 공식 밈 코인 구매를 위해 1,800만 달러(약 250억 원) 이상을 지불한 고액 투자자 모임의 저녁 자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둘러싼 부정청탁, 이해충돌 및 사기 가능성에 대한 조사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또, 트럼프의 아들 에릭이 트론과 SRM 엔터테인먼트 간 역합병설에 대해 언급하며 선을 ‘위대한 친구이자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기정사실화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트론과 미국 행정부 간의 교차 접점이 넓어짐에 따라 후속 입법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트론 생태계의 영향력이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