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이 도지코인(DOGE)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8위 자리에 올라섰다. 단순히 가격 상승이 아닌, 실질적인 ‘유틸리티’ 기반 성장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기존 밈코인과 뚜렷한 차별점을 드러냈다.
이번 순위 역전은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Justin Sun)이 미국 대통령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의 보 하인스(Bo Hines) 이사와 만난 데 이어, 미국 상장 추진 계획까지 맞물리며 이뤄졌다. 저스틴 선은 해당 논의에서 트론이 미국의 암호화폐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GENIUS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지지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트론의 미국 진출은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는다. 트론은 SRM 엔터테인먼트와의 2억 1,000만 달러(약 2,929억 원) 규모의 리버스머지를 통해 미국에서 ‘트론 주식회사(Tron Inc.)’로 상장될 예정이다. 이러한 전방위 확장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며 TRX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정치적 입지보다 실질적인 사용성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트론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테더(USDT) 전송량은 전체 온체인 활동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바이낸스에서도 하루 평균 20억~30억 달러(약 2조 7,800억~4조 1,700억 원) 규모의 USDT가 트론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이는 트론의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결제 속도가 전 세계 실물 결제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와 함께 WLFI 같은 기업이 트론 기반의 USD1 스테이블코인을 추가로 출시하며, 이더리움이나 솔라나(SOL)보다 오히려 트론이 실제 시장 유통 면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TRX의 시가총액은 약 259억 3,000만 달러(약 35조 9,427억 원)로, 도지코인의 251억 3,000만 달러(약 34조 9,307억 원)를 앞섰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적인 급등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실질적 ‘확장성’과 ‘정책 친화성’ 기반 위에 얹혀진 흐름으로, 애초에 해프닝처럼 여겨졌던 밈코인 시대의 종식을 시사하고 있다. 트런의 8위 등극은 시작일 뿐이며, 스테이블코인과 국가 간 결제 분야에서의 입지 강화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 여부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