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디지털 자산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열쇠는 규제가 쥐고 있다는 리플(XRP)의 제안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런던 정책 정상회의에서 리플은 ‘4대 전략’을 포함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영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신속하게 정비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고 국제 기준에 발맞추는 것은 물론,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금융 구조 개혁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략이다.
리플은 싱가포르, 두바이, 유럽연합(EU)과 이미 긴밀히 협력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 정부가 빠르게 규제 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특히 EU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을 본보기로 삼아, 불필요한 규제 중첩을 피하고 효율적인 글로벌 규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정상회의는 리플과 영국 블록체인 기술센터, 이노베이트파이낸스(Innovate Finance)가 공동 주최했으며, 재무부와 금융감독청(FCA) 관계자들이 참석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수탁 서비스, 건전성 기준 등을 포함한 제도 마련에 착수했음을 공식화했다. 이는 디지털 채권 파일럿 프로그램 'DIGIT' 실행과 금융감독청의 디지털 증권 샌드박스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 증가로 이어지며 규제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리플이 제안한 네 가지 우선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신속히 완성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기업들이 운영상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국제 규정과의 정렬이 필요하다. 셋째, 영국 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현지 사용을 위한 법적 장애물을 제거하고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넷째, 토큰화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세금 및 법률적 장벽을 없애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플 측은 전 세계 금융기관의 90% 이상이 올해 말까지 암호화폐와 연계된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금의 규제 기반 마련이 향후 금융 리더십 판도를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구체적인 일정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영국이 결단만 내린다면 암호화폐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