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ETH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더리움 가격이 이달 들어 40% 이상 급등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정치적 긍정 신호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긍정적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이번 반등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Farside Investors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하루 동안 7억 2,700만 달러(약 1조 473억 원) 규모의 투자금이 유입됐으며, 이는 기록적인 단일일 유입액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일 이후 해당 ETF에는 총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이상이 흘러들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 금액 42억 달러(약 6조 480억 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지만, 이더리움 관련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에는 미국 하원에서 논의 중인 암호화폐 관련 법안, 'GENIUS Act'와 'CLARITY Act'의 통과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두 법안은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디지털 자산들에 대한 명확한 규제 틀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연말까지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ETF 상품 내에 포함하는 방안을 승인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기적으로 현물 ETF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테이킹 보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는 passive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전략을 채택하던 소규모 상장기업들이 최근 들어 이더리움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샤프링크 게이밍(SBET)과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BMNR)가 수억 달러 규모의 사모 자금 유치를 통해 ETH를 주요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이더리움 재무전략’을 공표했다. 이는 이더리움이 단순한 기술 프로토콜을 넘어 기관 자산 클래스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현 상황을 단기 반등 이상의 구조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ETF 자금 유입, 정치적 지원, 규제 명확성 그리고 기관 수요 상승이라는 네 가지 축이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의 독점적 입지를 뒤쫓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이 유지되기 위해선 규제안 가결 및 SEC 승인 등 남은 변수들이 안정적으로 해소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