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금융 서비스 기업 팰콘엑스(FalconX)가 스위스의 디지털 자산 운용사 21셰어스(21Shares)를 인수하며 가상자산 ETF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번 인수를 통해 팰콘엑스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금융 상품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팰콘엑스는 22일(현지시간) 21셰어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거래금액은 비공개이나, 현금 및 자사 주식으로 인수 대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팰콘엑스는 직전 투자 유치 시점에서 기업가치 80억 달러(약 11조 5,2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실리콘밸리 산마테오에 본사를 둔 팰콘엑스는 암호화폐 전문 프라임 브로커로, 다수의 거래소와 연계된 일괄 거래 플랫폼, 자산 대출, 담보 기반 자금 조달을 포함한 종합 트레이딩 서비스, 그리고 MPC 방식의 보안 강화를 접목한 자산보관 시스템을 제공해왔다. 설립 이후 2조 달러(약 2,880조 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팰콘엑스보다 먼저 ETF 시장에 진출한 21셰어스는 디지털 자산 상장지수상품(ETP)에서 유럽 최대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회사다. 특히 2018년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ETP를 유럽 증시에 상장한 것으로 유명하며, 55개 ETP 상품을 운영 중이며 운용자산 규모는 110억 달러(약 15조 8,400억 원)를 넘는다. 대표 상품은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선물 기반 ETP이며, 지난 2023년에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와 협력해 공동 디지털 자산 펀드도 출시했다.
팰콘엑스의 공동 창업자 겸 CEO 라구 얄라가다(Raghu Yarlagadda)는 이번 인수가 자사 상품 혁신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ETP 기반 외에도 다양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및 신규 펀드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시장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기업 간 인수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리플(Ripple)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솔루션 기업 레일(Rail)과 기업 재무 솔루션 제공사 GSTreasury를 총 12억 달러(약 1조 7,280억 원)에 인수했으며, 코인베이스(COIN)도 이틀 전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에코(Echo)를 3억 7,500만 달러(약 5,4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팰콘엑스의 21셰어스 인수는 단순한 자산운용사 확보를 넘어,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흐름 속에서 프라임 브로커와 상장지수상품(ETF, ETP)이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포문을 연 사례로 평가된다. 앞으로 글로벌 기관들의 암호화폐 투자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