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 Ledger)가 출범 13년 만에 1억 개 원장 달성을 눈앞에 두며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에 다가서고 있다. 업계 전문 데이터 분석 사이트 XRPL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XRP 레저의 블록 수는 9,969만 건을 돌파했으며, 목표치까지 약 30만 건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2012년 6월 시작된 XRP 레저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빠른 거래 처리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통해 글로벌 송금 수단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1억 개 원장 달성은 이 네트워크의 지속성과 안정성, 그리고 생태계 확장을 방증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네트워크 내 활동 역시 열기를 더하고 있다. 보도 시점 기준, XRP 레저에는 714만 개의 지갑이 등록돼 있으며 이들이 보유한 XRP 총량은 약 649억 개에 달한다. 잔고가 ‘0’인 지갑도 4,400개 이상 존재하지만, 이는 봇 테스트나 자동화 계정으로 활용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밸츄나스(Eric Balchunas)에 따르면, 현재까지 암호화폐 기반 ETP(상장지수상품) 155건 가운데 XRP를 추종하는 상품은 20건에 이르며, 이는 비트코인(BTC)과 솔라나(SOL)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밸츄나스는 향후 1년 내 시장에 200개 이상의 ETP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승세 속 XRP에 대한 기관용 투자 상품도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 주, XRP 기반 최초의 기관 전용 금융 플랫폼 ‘에버노스(Evernorth)’가 출범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에버노스는 특수 목적 인수합병회사 아마다 애퀴지션 II(Armada Acquisition Corp II)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이상 자금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설 기업은 ‘XRPN’이라는 티커로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한편, XRP 가격은 24시간 기준 2.99% 하락한 2.40달러(약 3,336원)로 조정 중이다. 이는 금 가격 하락에 따른 투심 변화, 미 연준 금리 전망, ETF 승인 여부 등 거시적 요인들과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XRP 레저의 원장 수 1억 돌파는 단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그간 수많은 도전과 기술적 시험을 견딘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향후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인프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