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클라우드 환경이 기업 IT 인프라의 기본이 되면서, 다양한 클라우드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접근하는 '통합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넷앱(NetApp)은 최근 자사 행사 '넷앱 인사이트 2025'에서 통합 스토리지 기술을 강화한 여러 제품을 선보이며,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할 기술적 토대를 공개했다.

넷앱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환경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통합 스토리지를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를 이동하지 않고도 AI 연산이 가능하도록 직접 접근을 허용하는 기능이 차별점으로 부각됐다. 프라브지트 티와나(Pravjit Tiwana) 클라우드 스토리지 및 서비스 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넷앱은 모든 하이퍼스케일러에 네이티브로 통합된 유일한 스토리지”라며, 아마존의 '베드락', 애저의 AI 분석 플랫폼, 구글의 '제미니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스택과의 호환성을 예로 들었다.

이번 행사에서 넷앱이 발표한 핵심 기술은 스냅미러와 플렉스캐시 같은 기존 ONTAP 플랫폼 기능을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더라도 이전의 동기화 정책과 캐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넷앱 볼륨즈'도 기존 파일 스토리지 프로토콜뿐 아니라 블록 스토리지 지원까지 추가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의 운영 복잡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넷앱의 애시시 다완(Ashish Dhawan) 클라우드 사업 총괄 부사장은 “GCNV는 구글 생태계 속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스토리지 중 하나”라며 “이제 파일, 블록 스토리지 구분 없이 기본 스토리지로 쓸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발표는 개발자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와 데이터 이동 기능이다.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 확장을 통해 대화형 방식의 저장소 제어 기능을 제공하고, '데이터 마이그레이터' 도구는 기존 시스템에서 넷앱 클라우드로 무료이자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환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개발자와 인프라 엔지니어 모두를 아우르는 접근 방식은 각 기업의 AI 활용 방식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넷앱은 최근 대형 기업 고객들이 직접 AI 모델을 개발하기보다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제공하는 프론티어 모델에 의존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완 부사장은 “고객들이 원하는 건 직접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고도화된 프론티어 모델에 데이터만 안전하게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넷앱의 통합 클라우드 스토리지 전략은 점점 복잡해지는 AI 활용 구도 속에서 데이터 일관성, 관리 효율성, 그리고 개발자 친화적인 환경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해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중립성과 파일-블록 혼합지원 스토리지, 자동화된 데이터 전환 도구까지, 다층적인 기술 전략이 기업의 AI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