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ZN)이 물류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인공지능 기반 로보틱스와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다. '블루 제이(Blue Jay)'로 불리는 차세대 자동화 로봇 시스템과 AI 기반 운영 보조 도구 '프로젝트 엘루나(Project Eluna)' 그리고 개발 중인 스마트 글라스를 공개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배송 효율성 극대화와 현장 직원의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핵심 기술로 소개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열린 연례 행사 'Delivering the Future'에서 아마존은 그간 축적해온 로봇공학과 AI 기술력을 접목한 블루 제이를 처음 공개했다. 블루 제이는 수 개의 로봇 팔을 장착한 분류 정리 시스템으로, 기존에 분리 운영되던 세 가지 프로세스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흡수한 점이 특징이다. 수천 개의 상품을 빠르게 분류하고 정렬하며, 이 모든 과정을 단일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시스템은 특히 ’피지컬 AI’로 불리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실제 환경과 상호 작용하면서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인공지능 기능으로, 아마존은 AI 기반 설계 시뮬레이션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블루 제이의 개발 기간을 1년여로 단축시켰다. 이는 기존 로봇인 카디널(Cardinal), 로빈(Robin), 스패로우(Sparrow) 등이 3년 가까이 걸린 것과 비교해 획기적이다. 현재 블루 제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테스트 중이며, 이 설비의 전체 품목 중 약 75%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투입될 프로젝트 엘루나는 AI를 통해 인간 운영자가 직면한 선택의 부담을 줄여주는 에이전트형 시스템이다. 운송 병목 현상이나 기술 고장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AI가 사전에 탐지하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운영 효율을 한층 높인다. 관리자는 단순히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상황 판단과 인력 재배치 등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배송원 전용 스마트 글라스 또한 물류현장에 혁신을 더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공식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음성명령을 기반으로 내비게이션을 제공하고, 고객 문 앞에서 배송 증빙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운전 중이거나 양손이 바쁜 상황에서도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식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은 일찍부터 이 기술의 실사용 피드백도 수집해왔다. 일부 계약 배송인들은 이미 시험 단계에서 해당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하고 실제 배송 업무에 사용해왔으며, 이들의 피드백을 기초로 착용감 개선, 교체형 배터리 도입 및 도수렌즈 호환 기능 등이 추가됐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매독스 로지스틱스(Maddox Logistics)사의 계약 배송원인 케일럽 M.은 “폰을 볼 필요 없이 정보가 시야에 나타나기 때문에 전방 주시가 가능해졌고, 훨씬 안전하게 일할 수 있었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아마존 로보틱스의 최고 기술책임자 타이 브래디(Tye Brady)는 “AI와 로보틱스 기술은 직원과 고객의 경험을 동시에 개선하는 가장 실용적이고 강력한 도구”라며, “보다 안전하고 똑똑하며 보람 있는 업무환경 조성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세 가지 기술 모두 아마존이 구축해온 AI 물류 인프라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향후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도 중요한 전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