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확장현실(XR) 전문기업 버넥트와 손잡고 가상융합기술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를 위해 양측은 10월 13일 대전 KAIST 캠퍼스에서 ‘가상융합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융합한 차세대 기술, 소위 ‘K-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산학연(산업체-학계-연구기관)의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가상융합연구소는 디지털 트윈(물리적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기술), 공간지능, 물리지능, 착용형 XR 등 4차 산업 핵심 분야의 실험과 실증 과정을 통해 연구 성과를 산업에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둔다.
버넥트는 KAIST 출신이 창업한 기업으로, 초기 산업용 AR(증강현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태진 버넥트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XR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장기적인 산학 공동 연구와 교육 기반을 활용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상융합연구소는 캠퍼스 내에 조성될 예정이며, 교육부터 실증, 상용화, 산업 확산까지 기술 개발 전 영역을 포괄하는 통합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우운택 KAIST 메타버스대학원장은 이 연구소가 단순한 공동 연구 공간을 넘어서, 미래 인재 양성과 산업계 기술 이전을 실현하는 ‘메타 발전소’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 목표와도 맞물려 있다. 과학기술 기반의 기술 상용화, 특히 메타버스와 확장현실 분야는 국내 ICT 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 왔다. KAIST와 민간 기업의 협력 확대는 향후 국가 차원의 XR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