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 폴리곤(MATIC) 블록체인으로 행정 문서 위조 방지 시스템 구축

필리핀 정부가 행정 문서의 위‧변조 방지와 투명성 제고를 위해 폴리곤(MATIC) 블록체인 기반 검증 시스템을 공식 도입했다. 이번 조치는 블록체인 기술을 행정 시스템에 접목해 공공 기록을 디지털 방식으로 믿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광범위한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이다.

필리핀 예산관리부(DBM)는 지난 7월 30일, 예산 집행 관련 주요 문서인 특별배정명령서(SARO)와 현금할당통지서(NCA)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해당 시스템은 이용자가 문서의 참조 번호나 QR 코드를 입력하면, 폴리곤 블록체인에 등록된 암호학적 해시값과 자동 검증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원본 노출 없이 실시간으로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AI 기술의 남용으로 위조 문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DBM는 이번 시스템이 보안성과 검증 가능성, 효율성을 고루 잡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출시 기념 행사에서 마리아 프란체스카 몬테스 델 로사리오(Maria Francesca Montes Del Rosario) DBM 차관은 “정부 기술 인프라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통합하려는 장기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개발은 필리핀 블록체인 스타트업 바야니체인(Bayanichain)과의 공동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출시일인 30일, 마침 폴리곤 네트워크가 한 시간 동안의 RPC 장애 문제를 겪었음에도 시스템 공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당시 핵심 블록 생성은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나, 외부 블록 탐색기 등 일부 서비스에서는 네트워크 활동 표시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DBM는 공식 포털을 통한 검증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공공 기록을 디지털화하려는 국가들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이 정부 운영에 통합되는 흐름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번 사례는 특히 중앙집중형 문서 체계에서 탈피해 검증과 감사 기능을 분산 환경에서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로 평가받는다.

다만, 사건 당시 경험한 기술적 불안 요소는 향후 국가 인프라가 타사 운영에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장애의 위험성을 시사한다. 시스템의 안정성과 예비 대책 마련이 더욱 강조되는 대목이다.

한편, 검증 시스템은 현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개방돼 있으며, 국민이나 기관 누구나 문서에 부여된 QR 코드 혹은 참조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DBM는 예산 집행의 책임성과 국민 신뢰 제고라는 양측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