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이른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ETH treasury companies)’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과도한 지렛대(레버리지) 활용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부테린은 최근 공개된 팟캐스트 ‘뱅클리스(Bankless)’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기업들이 이더리움(ETH)을 매입해 재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추세에 대해 “자산을 다양화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더리움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해당 토큰에 노출되는 새로운 방식이 생기는 것은 투자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재정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 월가에서는 암호화폐를 직접 매입한 후 장기 보유하며 이를 투자자들에게 노출시키는 ‘크립토 트레저리 기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끌어모은 상태다.
다만 부테린은 과도한 레버리지가 ETH 생태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혹시라도 3년 뒤 트레저리들이 이더리움의 침체를 유발했다고 말한다면, 그 이유는 결국 이것이 지나치게 레버리지된 구조로 흘러갔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테린은 ETH 가격이 급락하면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한 기업들이 강제 청산되고, 그 결과로 ETH 가격이 연속하락하며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잃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그는 “ETH가 단순히 재무자산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이 흐름이 필연적으로 기반자산의 가치를 훼손하는 구조로 연결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전통 금융과 가까워질수록, 건전한 유동성과 위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부테린은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