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의 벤처 부문인 SC벤처스(SC Ventures)가 2026년 출범을 목표로 한 2억 5,000만 달러(약 3,475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펀드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는 전통 금융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SC벤처스는 금융 서비스 산업 내 디지털 자산 중심의 투자 기회를 겨냥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있으며, 초기 투자자 상당수는 중동지역의 기관들이 될 예정이다. 이번 펀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설계되며, 프로젝트별로 암호화폐 연관성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SC벤처스의 행보는 최근 기업 재무실들이 암호화폐를 장기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업계 전반에 걸쳐 기관 투자자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탠다드차타드 계열사가 본격적으로 자산 운용에 참여한다는 점은 향후 크립토 시장의 구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SC벤처스 측은 어떤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외신 코인데스크는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SC벤처스는 아프리카 시장을 위한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의 별도 투자 펀드 출범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 펀드는 디지털 자산에 직접 초점을 맞추지는 않지만, 아프리카 내 핀테크 및 벤처 인프라 확장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로 해석된다. 자인은 여기에 추가로 자체 벤처 대출 펀드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는 최근 스탠다드차타드가 경고한 암호화폐 재무 기업의 '시장 순자산 가치(mNAV)' 하락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mNAV는 한 기업의 기업가치를 해당 기업이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 가치로 나눈 지표인데, 최근 다수의 유명 디지털 자산 운용사가 기준선인 1 이하로 하락하며 새로운 주식 발행이나 암호화폐 축적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전통 금융에서도 이제 단순 관망을 넘어 직접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흐름이 감지되는 가운데, SC벤처스의 펀드 출범이 기관 투자 유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