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최근 커뮤니티 내 논란이 됐던 45일 언스테이킹 대기 시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긴 대기 기간이 네트워크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쟁은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마르칸토니오가 "이더리움은 자산 회수가 45일이나 걸리는 네트워크인데, 어떻게 차세대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기반이 될 수 있겠냐"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마르칸토니오는 솔라나(SOL)의 언스테이킹 소요 시간이 단 2일임을 언급하며 이더리움의 UX가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지만,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스테이킹 자체가 단순 투자 수단이 아니라 “체인을 수호한다는 신중한 책임감의 표현”이라며, 중도 이탈의 마찰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킹 종료를 육군에서 제대하는 군인에 비유하며, 구성원이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면 체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더리움의 언스테이킹 대기열은 약 250만 ETH(약 6조 9,750억 원)에 달하며, 평균 기다리는 시간은 약 43일 6시간에 이른다. 반면 네트워크에 유입 대기 중인 물량은 약 44만 ETH(약 1조 2,210억 원)이며, 이들 역시 약 7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스테이킹 참여자 수는 100만 명이 넘고, 총 스테이킹된 ETH는 3,560만 ETH(약 99조 원)에 달하며 전체 유통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부테린은 현 시스템이 반드시 완벽하거나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기본 상수값을 무작정 줄이게 되면, 자주 접속하지 않는 일반 노드에게는 체인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탈중앙성을 유지하며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마르칸토니오의 발언 이후 갤럭시 디지털은 일부 커뮤니티 사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전 콘센시스 관계자인 지미 라고사와 교육자 앤서니 사사노는 그의 발언이 이더리움에 대한 공포와 불확실성을 유발했다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이크 두다스는 갤럭시가 솔라나 생태계에 가치를 제공해왔음을 강조하며 회사를 옹호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 가브리엘 샤피로는 "갤럭시 내부에서 해당 트윗 삭제를 강요한 정황"이 있다며, 이를 부적절한 내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이더리움의 기술 구조가 시장 요구와 과연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부테린의 발언처럼, 단기적인 UX 향상을 위해 네트워크 설계의 근본 구조를 훼손할 수는 없다는 철학이 일부 플랫폼 설계의 근간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