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문 축구 구단 유벤투스의 주주로 참여 중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오는 11월 7일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 변경 및 거버넌스 개편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테더는 현재 유벤투스 지분의 10.7%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로이터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테더는 이번 제안을 통해 구단 운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는 전략적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후보 명단을 직접 제안하고, 구단의 경영 구조 개선을 위한 변화도 동시에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테더는 유벤투스를 위한 유상증자에 1억 2,900만 달러(약 1,792억 원)를 추가로 투입해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테더가 유벤투스 투자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 2월이다. 이후 4월에 지분을 10% 넘게 확대하며 양측의 파트너십을 ‘혁신과 장기 협력에 대한 약속’이라 표현했다.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당시 이 같은 투자가 단기적 수익보다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유벤투스는 최근 몇 년간 각종 스캔들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선수 급여 조작 등 재정 문제로 인해 이사 전원이 일괄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전 회장 안드레아 아넬리(Andrea Agnelli)를 포함한 일부 경영진은 이탈리아 당국과 집행유예 조건의 형량 협상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테더의 이사 후보 제안은 자사의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 11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USDt는 현재 시가총액 1,770억 달러(약 246조 3,000억 원)를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루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A7A5가 5억 달러(약 695억 원) 규모로 비(非)달러 기반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테더는 최근 블록체인 외 영역에서도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 5월에는 독립 언론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탈리아 미디어 기업 ‘비 워터(Be Water)’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아르도이노는 이와 관련해 “정보에 기반한 사회 형성에 있어 독립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현재 테더는 공식적인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제안이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만큼, 유벤투스 경영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