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암호화폐 프로젝트 간 합병으로 탄생한 'ASI 얼라이언스' 내부에서 심각한 갈등이 표출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페치.ai(Fetch.ai)의 최고경영자(CEO) 후마윤 셰이크(Humayun Sheikh)가 오션 프로토콜(Ocean Protocol) 재단을 상대로 불공정한 토큰 전환과 자산 이전을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문제가 된 것은 약 2억 8,600만 개 페치.ai(FET) 토큰으로, 시가 약 8,400만 달러(약 1,169억 원)에 달한다.
해당 갈등은 지난 2024년 출범한 ‘ASI 얼라이언스’에서 비롯됐다. 이 얼라이언스는 인공지능 중심 블록체인 프로젝트 페치.ai, 오션 프로토콜, 싱귤래리티넷(SingularityNET)을 단일 토큰 체계 아래 통합한 협력 구조다. 하지만 이른바 합병 전 토큰 발행 및 이동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열음이 나타났다.
셰이크는 5월 22일 개인 X(구 트위터)를 통해 오션 프로토콜 측이 합병 전 수억 개의 OCEAN을 발행하고 대형 시장 조성 업체 및 중앙화 거래소로 대규모 전송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2023년 중 7억 1,900만 개 오션 토큰이 새롭게 발행됐으며, 이 중 6억 6,100만 개가 2025년 7월 페치.ai 토큰 2억 8,600만 개로 전환됐다. 이후 이 토큰들은 다수 익명 지갑 주소를 통해 환전 또는 출금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만약 오션 프로토콜이 독립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면, 이는 사실상 러그풀(rug pull)”이라고 셰이크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해당 거래가 투자자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하며 법적 대응도 고려 중이라 밝혔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바이낸스(Binance)는 토큰 이동 내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시장에서는 ASI 얼라이언스 자체의 향후 존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 오션 프로토콜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셰이크 측도 추가 데이터를 확보 중이라고 전했다.
페치.ai(FET)는 최근 인공지능 관련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이번 폭로가 향후 유사 합병 사례에 미칠 파장 역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명성과 신뢰가 핵심인 블록체인 업계에서 내부 파벌 갈등은 시장 전체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