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 시장의 성장을 상징하는 지표인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코인게코(CoinGeck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DEX의 현물 거래량이 4,197억 달러(약 61조 6,05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시장 조정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기록된 수치로, DEX의 시장지배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 DEX의 현물거래 비중은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지만, 2025년 11월 기준 비중은 21.2%로 5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22년 FTX 붕괴 이후에도 DEX 비중은 즉각적인 상승 없이 정체기를 겪었지만, 2023년 3월 미국 규제 강화 국면을 계기로 점유율이 10%를 돌파하며 반등했다.

2025년 들어서는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 열풍이 촉매제로 작용하며 DEX의 거래량 급증을 이끌었다. 1월 한 달 동안 DEX 현물 거래량은 4,137억 달러(약 60조 8,079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팬케익스왑(CAKE)은 바이낸스 알파 출시와 함께 거래량이 폭등하며 전체 점유율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이 시기 팬케익스왑을 비롯한 일부 DEX는 유니스왑(UNI)과 거래량 면에서 거의 대등한 수준을 기록했다.

현물 시장뿐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DEX의 약진은 뚜렷하다. DEX 기반 무기한(Perpetual) 계약 시장의 점유율은 2023년 1월 2.1%에서 2025년 11월 11.7%로 크게 성장했다. 한 해 동안 DEX 파생상품 누적 거래량은 9,035억 달러(약 132조 8,145억 원)에 육박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두각을 나타냈다. 2025년 누적 기준으로 하이퍼리퀴드는 총 2조 7,400억 달러(약 403조 7,800억 원)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를 처리하며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중앙화 거래소를 상회했다. 기존 DEX 프로젝트들과 달리 하이퍼리퀴드는 서비스 범위와 유동성, 수수료 경쟁력 등 다방면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전체 거래 시장에서 DEX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개월 간 약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보다 훨씬 높아진 수준이다. 코인게코는 FTX 붕괴와 같은 신뢰 붕괴 사건, 미국의 규제 강경 기조, 밈코인 주도의 상승장에서 DEX의 역할이 재부각된 점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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