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기술업계, DLT 규제 개편 촉구…미국에 밀릴까
유럽 내 39개 금융사와 기술기업이 EU에 DLT 파일럿 제도를 별도 입법으로 분리해 규제 개편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는 유럽의 신중한 접근이 이어질 경우 디지털 금융 주도권과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럽 금융사와 기술기업들이 ‘분산원장기술(DLT)’ 규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디지털 금융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39개 기관은 최근 유럽 집행위원회와 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DLT 파일럿 제도를 별도 입법으로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독일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뵈르제 슈투트가르트 그룹과 나스닥, 각국 핀테크 협회가 참여했다. 이들은 현재 18개 금융법안과 함께 묶여 있는 입법 구조로는 개정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별도 규제로 속도 높여야”
DLT 파일럿 제도는 2023년 도입돼 주식과 채권 같은 자산을 ‘토큰화’해 블록체인에서 거래·결제할 수 있도록 시험하는 틀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 제도가 실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한에 따르면 기업들은 ▲허용 자산 범위 확대 ▲거래 한도 1500억 유로(약 221조 원)로 상향 ▲라이선스 만료 기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변화가 있어야 소규모 테스트를 넘어 실제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속도, 유럽은 신중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는 상황과 맞물린다. 미국에서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등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유럽 집행위원회는 전체 금융 법안 패키지를 일괄 처리하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 규제를 한 번에 정비하려는 전략이다.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결국 쟁점은 ‘속도’다. 업계는 빠른 규제 개선이 없을 경우 자본과 혁신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EU는 안정성과 체계적 접근을 중시하고 있다.
DLT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는 향후 시장 구조를 바꿀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유럽이 규제 정비 속도를 끌어올릴지, 아니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할지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금융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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