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커뮤니티에서 스테이킹 비율이 전체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워지면 검증자 순수익이 0까지 낮아지도록 발행 구조를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검증자 보상 일부를 소각해 스테이킹 확대에 따른 공급 희석을 억제하자는 구상이다.
PANews는 4일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테이퍼드 이슈언스 번(Tapered Issuance Burn)’ 제안이 제출됐다고 보도했다. 매 에포크마다 검증자의 이론적 보상 일부를 소각하고 스테이킹 규모가 커질수록 소각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제안된 설계에서 이더리움 발행량은 스테이킹 비율이 약 20%일 때 정점을 찍는다. 이때 연간 증가율은 약 0.5%로 제시됐다. 스테이킹 비율이 약 50%에 이르면 순 스테이킹 수익은 단계적으로 0까지 낮아진다.
스테이킹 참여가 늘어날수록 검증자에게 돌아갈 보상 가운데 더 많은 물량을 소각해 발행 증가를 완화하는 구조다. 제안 측은 △이더리움 공급 팽창 제한 △비(非)스테이커 보유자의 희석 부담 완화 △수탁기관과 스테이킹 서비스업체로의 집중 억제를 취지로 제시했다.
다만 4일 이더리움 공식 EIP 전체 목록에는 ‘테이퍼드 이슈언스 번’이라는 이름의 번호 부여 제안이 올라와 있지 않다. 공식 업그레이드 확정안이 아니라 이더리움 발행 정책을 둘러싼 거버넌스 논의 단계다.
beaconcha.in에 따르면, 최근 이더리움 메인넷 스테이킹 물량은 4118만3318 ETH로 집계됐다. 총공급량 약 1억2000만 ETH의 3분의 1 안팎이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스테이킹 물량 약 4120만 ETH와 공급량 대비 33.8%라는 분석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핀테일(Pintail) 이더리움 리서처는 2026년 4월 20일 공개한 글에서 진입 대기 물량을 포함한 스테이킹 비율이 처음으로 3분의 1을 넘었다고 분석했다. 현행 발행 곡선이 액체 스테이킹 토큰(LST)이 본격화되기 전에 설계됐으며, 그대로 유지되면 장기적으로 스테이킹 비율이 100%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의 공급량은 발행과 소각이 함께 결정한다. EIP-1559는 거래 기본 수수료를 프로토콜이 소각하고 우선순위 수수료만 블록 제안자에게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EIP-4844는 롤업의 데이터 게시 비용을 낮추기 위해 블롭 가스를 도입했다. 블롭에는 일반 가스와 별도로 움직이는 기본 수수료 조정 규칙이 적용된다. 이번 제안은 기존 수수료 소각에 검증자 보상 소각을 추가하는 접근이다.
카스파르 슈바르츠-실링(Caspar Schwarz-Schilling)과 안스가르 디트리히스(Ansgar Dietrichs)는 ‘엔드게임 스테이킹 이코노믹스: 타기팅의 필요성(Endgame Staking Economics: A Case for Targeting)’에서 현행 발행 정책이 스테이킹 상한을 실질적으로 두지 않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스테이킹 비율 약 4분의 1을 목표 범위로 삼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행 정책을 바꾸면 검증자 수익성과 솔로 스테이커의 생존 가능성, 장기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핀테일은 높은 스테이킹 비율에서 솔로 스테이커의 세후 실질 수익이 음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상 구조를 급격히 낮추는 방안 역시 소규모 검증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에버스테이크(Everstake)는 2026년 5월 28일 공개한 글에서 이더리움 발행 논쟁을 발행 곡선 개편론과 현행 유지론, 이더리움 레이어1 가치 포착 개선론으로 구분했다. 이번 제안의 정식 EIP 번호와 구현 일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