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겟에서 약 3억8750만달러(약 5,259억원) 규모의 자산이 무단 이체된 뒤 일부 자금이 토르체인(THORChain)을 거쳐 비트코인(BTC)으로 교환되면서, 해킹 자금 차단과 탈중앙화 원칙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n\n비트겟은 9월 24일 발생한 보안 사고로 공격자 주소에 약 3억8750만달러가 이전됐다고 밝혔다. 초기 추정치인 3억5160만달러(약 4,771억원)보다 규모가 늘어난 것은 추가 무단 이체가 아니라 Zcash와 트론(TRX) 자산을 회계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n\n비트겟은 공격자 주소가 공개돼 추적되고 있다며 토르체인에 거래 차단을 요구했다. 중앙화 거래소가 탈중앙화 프로토콜에 특정 주소의 거래를 거부해 달라고 요청한 사례다.\n\n토르체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바이낸스코인(BNB)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자산을 교환하는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이다. 스마트계약과 유동성 풀, 독립 노드 운영자로 구성되며 특정 기관이 거래를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n\n쟁점은 해킹 자금이 실제로 토르체인을 통해 이동했다는 점이다. TRM랩스는 비트겟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BNB체인과 이더리움에서 토르체인을 거쳐 비트코인 주소로 분산됐다고 분석했다.\n\nTRM랩스가 분석한 경로에서는 바이낸스코인 약 980만달러(약 133억원)가 여러 주소를 거친 뒤 약 13시간 동안 토르체인으로 유입돼 비트코인으로 교환됐다. 이 거래는 해킹 자금이 체인과 교환 프로토콜을 연속해서 거치는 과정을 보여준다.\n\n블록체인 분석업체 Bitquery는 9월 25일 오후 11시38분까지 비트겟 해킹 자금과 연결된 교환을 통해 126.71BTC가 지급됐다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토르체인을 거친 바이낸스코인 교환분은 51.26BTC, 트론을 이더리움으로 옮긴 뒤 토르체인을 거친 물량은 48.05BTC였다.\n\n다만 Bitquery는 해당 비트코인 주소에 다른 자금도 함께 유입돼 전체 금액을 비트겟 해킹 자금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온체인 주소가 여러 출처의 자금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어 교환된 비트코인 전부를 피해 자금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n\n비트겟의 요구는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중립성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그레이시 첸(Gracy Chen) 비트겟 CEO는 탈중앙화가 알려진 해킹 자금의 이동을 돕는 방패가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n\n반면 토르체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BNB체인처럼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해킹 자금이 유입됐을 때 해당 네트워크에 검열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주소 차단 권한을 인정하면 프로토콜의 운영 원칙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n\nOKX 창업자 스타 쉬(Star Xu)도 토르체인의 비트코인 비교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토르체인이 자체 자금이 위험해졌을 때 네트워크를 멈춘 전례를 들어, 필요할 때 중단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다른 사람의 자금에 대해서는 중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n\n토르체인은 과거 네트워크 보안 사고 때 거래를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번 비트겟 해킹 자금에 대해서는 거래 차단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토르체인이 탈중앙화와 무허가 운영 원칙을 내세워 거래 차단을 거부한 내용은 이번 논쟁의 핵심 배경이 됐다.\n\n중앙화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일부 자산을 동결할 수 있지만, 자산이 비트코인으로 교환된 뒤에는 같은 방식의 통제가 어려워진다. 여러 체인과 주소를 거치는 과정에서 추적은 가능하더라도 거래 자체를 되돌리거나 일괄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n\nBitquery는 9월 26일 기준 이더리움과 리플(XRP) 상당량이 여전히 일부 주소에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비트겟 해킹 자금이 모두 비트코인으로 바뀐 것은 아니며, 일부 자산의 이동과 잔류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n\n이번 사례는 해킹 자금 추적을 넘어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개입 기준을 묻는 사례가 됐다. 비트겟의 차단 요구와 토르체인의 무허가 운영 원칙이 맞서는 가운데, 관련 자금의 추가 이동 여부가 이어서 확인될 예정이다.
비트겟 3억8750만달러 해킹…토르체인 차단 거부
토포AI로 이 기사 더 깊이 읽기

서도윤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