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도 암호화폐 과세 2년 유예 법안 발의...2029년 시행 추진
여당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 과세를 2029년까지 미루는 법안이 발의됐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과세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과세 시점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암호화폐 소득 과세를 2년 추가 유예하는 법안이 처음으로 발의됐다. 내년으로 예정된 과세 시행을 2029년까지 늦추자는 내용으로,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도 과세 시점 재검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암호화폐 소득 과세 시점을 국가 간 거래정보 교환 일정과 연계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과세 시행일을 국가 간 암호화폐 거래정보가 처음 교환된 연도에서 2년이 지난 뒤의 1월 1일로 정하도록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첫 정보 교환이 2027년으로 예정돼 있어 법안이 통과되면 과세 시점은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춰진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가 관건..."국내외 투자자 형평성 우려"
과세 유예의 핵심 근거는 해외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거래소는 이용자의 거래자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는 상황이 다르다. 국가 간 정보 교환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까지는 해외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와 소득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세금 부담이 집중되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정안은 과세자료 확보와 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할 경우 과세의 실효성과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모두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CARF 참여 일정이 2029년으로 예정된 점을 고려해 해외 거래정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도 선행 과제로 제시했다. 거래소와 이용자, 시장에 적용할 기본 규칙을 먼저 확립한 뒤 과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여야 모두 과세 재검토...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도 쟁점
그동안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암호화폐 과세 유예 요구가 여당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발의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암호화폐 소득 과세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과 정성국 의원도 각각 과세 시행 시점을 연기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정부는 기존 과세 일정에 맞춰 준비를 진행하면서도 국회와 업계의 의견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암호화폐 과세와 관련해 국회, 전문가, 업계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고 밝혔다.
임광현 전 국세청장도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암호화폐 과세 기준을 구체화한 고시를 재정경제부와 협의해 다음 달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편 과세에 앞서 마련돼야 할 제도로 거론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부안 마련도 지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박민규 의원의 서면 질의에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사업자와 시장, 이용자 전반을 규율하는 종합 법안인 만큼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수렴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정부안 제출 일정뿐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정책 방향도 불분명하다며 연내 법안 처리가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암호화폐 과세 유예 법안이 여야에서 잇따라 발의된 가운데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해외 거래정보 확보 수준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일정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손정환 기자 




댓글 0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