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금융당국이 주요 탈중앙화 거래소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을 포함한 총 46개 암호화폐 관련 사이트에 대해 차단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탈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공식 금지 사례로, 터키 정부가 시장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규제 고삐를 당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터키 자본시장위원회(CMB)는 최근 공표한 공고문을 통해, 팬케이크스왑이 정부의 허가 없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해당 플랫폼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위반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팬케이크스왑이 CMB의 라이선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팬케이크스왑은 터키 역사상 첫 번째로 금지된 DEX(탈중앙화거래소)로 기록됐다.
차단된 사이트에는 팬케이크스왑 외에도 크립토레이더(Cryptoradar), 익스체인지 인베스트(Exchange Investr) 등이 포함됐다. 이들 사이트는 6월 한 달 동안 누적 거래 규모가 3,250억 달러(약 452조 7,500억 원)를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CMB는 해당 플랫폼들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무허가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터키 정부가 지난해 개정한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내려진 것으로, 해외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이 터키 내 사용자들에게 무단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차단 권한이 CMB에 부여된 데 따른 것이다. 팬케이크스왑을 포함한 다수의 플랫폼은 이러한 요건을 이행하지 않아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터키는 최근 새롭게 개정된 ‘자금세탁 방지법(AML)’을 비롯한 일련의 강화된 암호화폐 규제를 공표하면서 가상자산 서비스제공업자(VASP)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올해 6월 28일 관보에 실린 새 제도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가상자산 이전에는 대기 시간이 적용되며, 거래소는 철저한 고객확인의무(KYC)와 내부통제 요건을 갖춰야 한다.
CMB는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사전에 적법한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향후 더 많은 플랫폼이 규제 체계를 따르도록 유도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케이크스왑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향후 규제 당국과의 협력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