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펀 토큰 출시 돌연 중단…게이트아이오, 공지 삭제·자금 환불 파장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 플랫폼 펌프펀(Pump.fun)의 토큰 출시가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게이트아이오(Gate.io)가 해당 토큰의 프리마켓 상장을 예고한 지 몇 시간 만에 페이지를 전격 삭제하면서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투자자들은 차기 일정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당초 게이트아이오는 지난 7일 펌프펀의 공식 토큰 세일 계획을 공개하며,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1,500억 개의 토큰을 개당 0.004달러(약 6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이는 완전 희석 기준 시가총액 약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 프리세일을 통해 약 6억 달러(약 8,340억 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한 대규모 일정이었다. 그러나 공지가 올라온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웹페이지는 ‘404 오류’로 대체되었고, 이후 게이트아이오는 공지 없이 토큰 거래쌍을 폐지하고 사전 참가자들의 자금을 전액 환불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프로젝트 팀과의 협의 끝에 프리마켓 OTC(장외거래)를 모두 제거했다"며 "추후 일정은 공식 발표를 통해 공유될 예정"이라는 입장만을 남겼다. 예고된 판매 일정 외에 펌프펀 측도 별도의 해명이나 설명을 내놓지 않아, 실제 출시 계획이 존재했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홍보 실수인지, 혹은 전략 차원의 취소였는지를 두고 커뮤니티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토큰 공개 일정이 사전에 유출돼 조기 삭제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으나, 플랫폼 자체의 구조적 문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펌프펀은 그간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5월, 블록체인 보안업체 솔리더스랩(Solidus Labs)은 펌프펀에서 출시된 토큰의 98% 이상이 ‘러그풀’ 또는 가격 펌핑 사기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700만 개 이상 토큰이 생성됐지만, 이 중 유동성을 1,000달러(약 139만 원) 이상 유지한 사례는 9만 7,000개에 불과했다.

펌프펀의 ‘본딩 커브’ 모델은 초기가격으로 진입한 사용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이며, 다수의 프로젝트 운영자가 직접 유동성을 조정해 즉각적인 수익 실현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플랫폼 파인 애널리틱스(Pine Analytics)는 이러한 방식이 ‘동일 블록 배치 스나이핑’ 등 부당한 이익 창출 기법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법적 리스크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에는 폭력적인 콘텐츠가 담긴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이 논란이 되며 해당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고, 클래스액션(집단소송) 형태의 미등록 증권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2024년 초 익명의 개발자 알론 코헨(Alon Cohen)이 출범한 펌프펀은 누구나 손쉽게 밈코인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탈중앙화 프로토콜이다. 플랫폼의 운영 목적은 커뮤니티형 보상 및 이벤트 기능 탑재로 확대 예정이었으나, 이번 토큰 출시 철회로 향후 개발 방향 역시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프리세일을 앞두고 수백억 원의 자금 유입을 기대했던 프로젝트의 갑작스러운 무산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에게 펌프펀의 신뢰도는 물론, 밈코인 시장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을 심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