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hare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두 종류의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신규 제출하며 기관 투자자 대상 디지털 자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ETF 신청은 명확한 규제 기반을 확보한 뒤 진행된 것이어서 시장 주목도가 높다.
21Shares는 이번 ETF 상품을 미국 선물 ETF 전문 운용사 테우크리움(Teucrium)과 손잡고 공동으로 개발했다. 제출된 상품은 ‘21Shares FTSE Crypto 10 Index ETF’와 ‘21Shares FTSE Crypto 10 ex-BTC Index ETF’이다. 각각 글로벌 시총 상위 10대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을 제외한 상위 10대 알트코인으로 구성된 FTSE 러셀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21Shares 미국 사업 총괄 페데리코 브로카테(Federico Brokate)는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장기 성장을 포트폴리오에 전략적으로 편입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ETF 구조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규제 기반이 안정된 상품을 선호하는 만큼 이번 ETF 신청이 그들의 수요에 부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TF는 1940년 제정된 투자회사법에 따라 구성될 예정이며, 이는 세제 혜택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익숙한 구조다. FTSE 러셀 디지털 자산 부문 책임자 크리스틴 미에르즈와(Kristen Mierzwa)는 “우리의 암호화폐 지수와 프라이싱 방식은 전략적 자산 배분 도구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를 골자로 한 ‘GENIUS 법안’에 서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해당 법안은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 지지를 얻었으며, 암호화폐의 토큰화와 제도권 편입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기관 유입의 기반을 마련했다.
21Shares는 현재 110억 달러(약 15조 2,900억 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ETF 상품이 2025년 말까지 총 운용자산 2500억 달러(약 347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방위적 제도 정비와 투자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의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ETF에 비해 구조적으로 알트코인 분산 투자까지 아우르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주요 수단으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내 명확한 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용되는 첫 사례가 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