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암호화폐 해킹 피해 4조 원 돌파…바이비트 사태가 83% 차지

2025년 상반기, 암호화폐 업계는 해킹·사기·보안 취약점 등으로 약 4조 3,090억 원(약 31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보안 기업 해큰(Hacken)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블록체인 전반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 것은 ‘접근 통제 실패’였으며, 디파이(DeFi)와 중앙화 금융(CeFi)을 가리지 않고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피해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이상 증가해, 그 심각성을 방증하고 있다. 해큰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사업책임자(CBDO)인 예브헤니아 브로셰반(Yevheniia Broshevan)은 “2025년은 블록체인 보안의 ‘경각심’의 해였다”고 평가하면서, “접근 제어 실패를 포함한 다양한 취약점은 프로젝트의 신뢰도, 규제 적합성, 디지털 혁신 보호에 있어 결정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2025년 1분기 최대 피해는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였으며, 이 한 건으로만 약 2조 850억 원(약 15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분기 전체 피해액의 83%를 차지하는 수치로, 단일 사고로서 업계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이 같은 대형 사고 이후에도 접근 통제 시스템의 취약점은 계속 노출됐다. 특히, 올 상반기 전체 피해액 중 약 2조 5,460억 원(약 18억 3,000만 달러)이 이 같은 유형의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전체 손실의 59%를 차지했다.

디파이는 2분기에 약 4,170억 원(약 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2023년 이후 가장 암울한 실적을 냈다. 특히 스마트 계약 내 결함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이로 인해 약 3,660억 원(약 2억 6,300만 달러)의 자산이 도난당했다. 이 중 약 3,100억 원(약 2억 2,300만 달러)은 세투스(Cetus) 프로토콜 공격 한 건에서 발생했다.

사회공학 기반의 피싱 사기 역시 폭증해 한 피해자가 4월에 비트코인을 속아 넘겨 약 4,580억 원(약 3억 3,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코인베이스 지원팀을 가장한 음성 사기 방식으로도 약 1,390억 원(약 1억 달러) 이상의 자산 탈취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개인정보 유출과 결합해 피해를 확산시켰다.

1분기가 대형 시스템 침해와 구조적 문제로 얼룩졌다면, 2분기는 비교적 조용했으나 단일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부작용이나, 유출된 개인 키에 의한 파괴적 해킹이 진행된 점에서 보안 리스크의 본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해큰은 “단 한 명의 권한 관리자와 하나의 유출된 키가 수분 내에 시스템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들”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이 절반을 넘어선 지금, 업계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회복탄력성’과 ‘선제적 리스크 방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제도화 우선 기조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사이버 보안은 점차 프로젝트의 핵심 경쟁력이자 생존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