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거래소서 6억 달러 규모 빠져나가…고래의 장기 보유 신호?

XRP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XRP를 거래소 밖으로 이동시키며 시장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이동이 단기적인 매도보다는 장기 보유 전략일 가능성을 보여주며, XRP 가격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지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중앙화 거래소에 보관된 XRP 수량은 약 44억 5,000만 개에서 42억 5,000만 개로 약 2억 개 줄어들었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6억 3,000만 달러(약 8,757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XRP 고래들이 자산을 콜드월렛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움직임은 매도 의사보다는 보유 의중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에서 '캡틴 레드비어드(Captain Redbeard)'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분석가는 “보유자들이 매각보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자산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 인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XRP의 현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XRP는 현재 3.15달러(약 4,379원)선까지 내려왔으며, 일주일간 9%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고점인 3.65달러(약 5,074원)에서 꾸준히 후퇴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는 이 가격대가 오히려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3.15달러 가격대가 무너지면 3달러(약 4,170원) 테스트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는 단기적으로 ‘저점 매수’ 구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락 압박은 특히 리플 공동 창업자의 대규모 매도 이후 강화됐다. 최근 공동 창업자가 보유한 XRP 약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여파로 하루 동안 실현된 손실은 8억 4,500만 달러(약 1조 1,75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이번 달 들어 가장 큰 단일 판매 손실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이와 동시에 XRP의 거래량은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은 62억 달러(약 8조 6,180억 원)를 상회하며, 시장 내 관망 또는 반등 기대 심리가 살아있음을 나타낸다.

기술 지표 또한 물밑에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기 추세를 판단할 수 있는 BBTrend는 현재 27.66을 기록하며, 매수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대강도지수(RSI)도 과열 권역이었던 72에서 59로 내려앉으며, 시장 과열이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XRP의 반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거래소 출금 확대와 일부 기술적 안정 신호들을 고려할 때 ‘하락 속 누적(accumulation)’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