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가인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 부근에서 상승세를 잠시 멈추며 강한 매도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s, 이하 LTH)들의 본격적인 수익 실현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시장 분위기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LTH들이 최근 5만 2,000BTC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분석가 악셀 애들러 주니어(Axel Adler Jr.)는 지난 29일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에서 LTH의 보유량이 5만 2,000BTC 감소했다”며 “2024년 가을, 비트코인이 6만 5,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상승할 당시의 분배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이 수익 실현 단계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단기 보유자(Short-Term Holders, 이하 STH) 역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1~3개월 보유한 주소들은 현재 평균 13% 수준의 미실현 수익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초기 사이클에서 나타났던 69% 대비 큰 하락이며, 과거 2012년과 2021년 강세장에서 각각 기록했던 232% 및 150%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글로벌 자산관리사 매트릭스포트(Matrixport)는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 백악관의 암호자산 관련 보고서 발표 등 주요 거시 이슈까지 겹치면서 전술적 관망세(tactical pause)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과거 사례를 볼 때 8월과 9월은 비트코인에게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시기였기에 단기 조정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은 11만 8,979달러(약 1억 6,545만 원)선에서 거래되며 주간 기준 0.6% 상승, 월간 기준 10.8%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연중 상승률이 71%에 달함에도 아직 사상 최고가 대비 3.2% 낮은 수준이며, 매도세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반등 가능성도 함께 점치고 있다. 기술 분석가 렉트 캐피털(Rekt Capital)은 비트코인이 11만 9,200달러(약 1억 6,569만 원)에서 주간 캔들을 마감한 뒤 강세 깃발 패턴 형성을 언급하며, 이 가격대가 지지선으로 작용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또 다른 분석가 크립누에보(CrypNeuvo)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갭 구간을 메우기 위해 단기적으로 11만 4,300달러(약 1억 5,867만 원)까지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후 상승 여지 역시 유효하다고 했다.
현재 분위기는 대규모 수익 실현의 흐름과 수익성 악화를 겪는 단기 보유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이다. 향후 비트코인이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를 지지선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음 랠리를 준비하는 전략적 매수자들에게는 기회일 수 있지만, 해당 가격대를 지키지 못할 경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