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지갑(Samourai Wallet)의 공동 창업자 키온 로드리게스(Keonne Rodriguez)와 윌리엄 론머건 힐(William Lonergan Hill)이 미국 법무부의 기소 내용을 인정하고 유죄를 인정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뉴욕 연방 법정에 제출한 별도의 문건을 통해 오는 수요일(현지시간) 변호인의 동석 아래 정식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두 사람은 2024년 4월, 불법 자금세탁 방지법과 관련한 규제를 위반하며 허가받지 않은 자금 전송 사업을 운영한 혐의로 체포돼 처음에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미국 검찰은 사무라이 지갑이 운영한 믹싱 서비스를 통해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이상이 불법 자금으로 세탁됐으며, 이 중 일부는 실크로드(Silk Road) 같은 암시장과 연관된 거래였다고 밝혔다.
사무라이 지갑은 비트코인(BTC) 기반의 익명성 강화 지갑으로, 송금 경로를 숨기는 믹싱 기능을 주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미국 사법 당국은 이들 기술이 범죄자들의 자금 세탁에 악용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유죄 인정은 크립토 익명성 툴에 대한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상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파트너십 기반의 사이버 수사 노력과 긴밀한 국제 공조의 결실"이라며 평했고, 사법제도의 엄정한 적용을 강조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는 향후 수개월 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들에게는 각각 수년형의 징역형이 구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암호화폐 기반 기술이 확산됨에 따라 자금의 익명성 보장과 규제의 충돌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이번 사건은 이러한 논쟁에 새로운 판례자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