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 5년간 410조 소각…'밈코인'에서 탈중앙 생태계로 진화

시바이누(SHIB)가 시장에 등장한 지 정확히 5년이 됐다. 2020년 8월 1일, 개인 유동성 자금 3,000달러(약 417만 원)만으로 시작된 ‘밈코인’은 지금까지 상상 이상의 진화를 거듭하며 토큰 소각, 거래소 상장, 탈중앙화 생태계 확장이라는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특히 토큰 소각 전략은 시바이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각돼 왔다. 데이터 제공 사이트 시브번(Shibburn)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총 410조 7,520억 7,126만 7,334개의 SHIB가 영구적으로 소각됐다. 이는 발행 초기 물량 1경 개 중 4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2021년 5월, 이더리움(ETH)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시바이누 팀으로부터 원치 않게 받은 토큰 90%를 소각한 것이다. 당시 그는 410조 SHIB를 불태우고 추가로 50조 SHIB를 인도 코로나19 구호 기금에 기부했다. 총액 기준으로 약 67억 달러(약 9조 3,130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시바이누의 소각 기조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에는 110만 2,997 SHIB가 사라졌고, 최근 일주일간 소각량은 6억 2,971만 8,781 SHIB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720% 급증한 수치로, 프로젝트 팀의 deflation(디플레이션) 기조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장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밈코인’ 정도로 폄하되기도 했지만, 2021년 10월에는 가격이 무려 15만 배 수준으로 폭등하며 도지코인(DOGE)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바 있다. 이는 시바이누가 한순간의 유행을 넘어서 주류 크립토 자산 반열에 진입했음을 의미했다.

프로젝트 개발은 2021년 본격화됐다. 같은 해 7월 출시된 시바스왑(ShibaSwap)에 이어, 12월에는 토큰 LEASH와 BONE을 지원하며 DEX 생태계를 확장했다. 2022년 4월에는 대표적인 리테일 증권 앱 로빈후드(Robinhood)에 상장됐으며, 같은 해 10월 글로벌 론칭된 카드게임 ‘시바 이터너티(Shiba Eternity)’도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2023년에는 레이어2 블록체인 ‘시바리움(Shibarium)’이 메인넷에 정식 출시되면서, 단순 토큰을 넘어 독립적인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SHIB 보유자들의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 꾸준한 소각 정책과 함께 게임, 디파이, 확장성 있는 블록체인 구조까지 갖추며 ‘자립형 밈코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바이누 생태계의 미래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지난 5년간 이 프로젝트가 보여준 반전은 분명 업계 전반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