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약 3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비트코인이 장기간의 휴면 상태를 깨고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시장 반등이 아닌, 비트코인 생태계 내 구조적인 변화 조짐을 강하게 시사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올해 들어 약 21만 5,000개의 비트코인, 약 247억 달러(약 34조 3,330억 원) 규모의 코인이 다시 활성화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의 재활성화 규모 25만 5,000 BTC에 근접한 수치로, 올해가 끝나기도 전에 유의미한 수준의 자금 이동 흐름이 감지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장기 보유 지갑에서 이동된 코인들의 상당수가 ‘사토시 시대’로 불리는 초창기 비트코인 소유자들의 지갑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 중심의 자금 재배치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활성화 규모뿐 아니라, 거래량과 트랜잭션 단위에서도 이례적인 성장세가 관찰된다. 2023년 월평균 약 4,900 BTC였던 월간 재활성화 규모는 2025년 들어 3만 674 BTC로 526% 이상 급증했으며, 거래당 평균 전송량도 162 BTC에서 1,000 BTC 이상으로 519% 이상 상승했다. 이는 일회성 거래 대신 구조적인 자산 배분이 진행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이러한 대형 자산의 이동과 함께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꾸준한 자금 유입이다. 매일 기록되는 현물 ETF의 유입세는 최근 몇 달 간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기관의 시장 진입이 단순 호재가 아닌 중장기적 전략의 일환임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비트코인의 ‘공급 쇼크’를 유발할 만한 강력한 촉매로 보고 있다. 교환 가능 물량이 점차 고갈되는 동시에, 거대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선다면 가격은 예상 밖의 고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BTC 재활성화 흐름은 단순한 물량 이동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의 플레이어 구성 자체가 뒤바뀌는 전환점일 수 있다. 리테일 중심의 기대 심리를 넘어,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시장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