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규제에 있어 방향전환 움직임을 보이자, 암호화폐 업계에선 이를 "세대적인 기회"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변화는 이더리움(ETH)과 디파이(DeFi) 생태계 전반에 구조적인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비트와이즈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매트 호건(Matt Hougan)은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이 같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SEC 위원 폴 앳킨스(Paul Atkins)가 '미국 제일 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에서 발표한 연설문을 전하며, 이를 자신의 암호화폐 경력에서 "가장 낙관적인 미국 정부 문서"로 평가했다. 특히 해당 연설에서 소개된 '크립토 프로젝트(Project Crypto)'는 미국을 글로벌 암호화폐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건은 시장이 이러한 정책 변화의 파급력을 아직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년간 암호화폐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글을 써왔지만, 이번 연설을 접하고는 나 자신조차도 더 큰 계획과 더 빠른 변화를 상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SEC의 긍정적 기조가 이더리움, 솔라나(SOL)와 같은 레이어1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코인베이스($COIN)와 로빈후드($HOOD) 같은 공공 거래소, 유니스왑(UNI)과 아베(AAVE) 등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 전반에 걸쳐 성장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호건은 시장 참가자들이 이러한 전환점을 간과할 경우, 고베타(high-beta) 자산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높은 수익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SEC의 오랜 적대적 태도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호건은 이번 발언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정교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SEC 커미셔너인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역시 디지털 금융 관련 회의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프라이버시 보호에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음에도, 미국 당국이 지나치게 감시 중심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퍼스는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과 SEC의 통합감사추적제도(CAT)에 대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제로지식증명(ZKP) 등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한 기술과 디파이의 효용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소스 개발자가 범죄자로 취급받거나, 개인 간 P2P 거래에 대해 불필요한 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현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SEC 내부에서도 점차 친암호화폐적 시각이 부상함에 따라, 정책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은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이제 이 리스크와 기회의 균형을 새롭게 설정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