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마스터카드 시총 추월…전 세계 암호화폐 시총 사상 최고 경신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더리움(ETH)의 급등세가 두드러지면서 결제 대기업 마스터카드($MA)의 몸값을 뛰어넘는 이정표까지 달성했다. 비트코인(BTC)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 근접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의 강세 흐름 속에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4조 1,400억 달러(약 5,764조 6,000억 원)를 돌파하며 7월 23일 기록했던 이전 정점을 경신했다. 이는 2025년 들어 유입된 자금만 약 7500억 달러(약 1,042조 5,000억 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번 랠리는 2022년 하락장 당시 총 시가총액 8,200억 달러(약 1,139조 8,000억 원)에 근접하는 유입규모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암호화폐 산업 자체는 여전히 글로벌 거대기업 하나의 몸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DA)의 시가총액 4조 4,500억 달러(약 6,185조 5,000억 원)가 전체 시장가치를 능가하고 있다는 현실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 여지를 잘 보여준다.

이날 상승 흐름의 주역은 단연 이더리움이었다. ETH는 이날 오전 4,332달러(약 603만 원)까지 치솟으며 2021년 12월 이후 3년 반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상승률은 46%에 달하며, 주간 기준으로도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양봉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 급등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기관용 상장지수상품(ETP) 거래 활성화와 기업 재무부의 ETH 확보 움직임이 있었다. 전략적 디지털 자산 리서치업체 SER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기업들이 확보한 ETH 물량은 무려 300만 개에 이르며 약 130억 달러(약 1조 8,07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5,220억 달러(약 7,255조 8,000억 원)까지 증가하며 마스터카드와 넷플릭스의 시총을 모두 뛰어넘었다.

한편, 비트코인도 이날 3.3% 반등하며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까지 상승했다. 사상 최고가까지는 단 1,000달러(약 139만 원) 차이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초의 조정을 모두 만회한 비트코인은 다시금 신고가 경신을 향해 질주 중이다.

하지만 모든 대체 코인이 이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XRP, 바이낸스코인(BNB),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들은 큰 변동 없이 정체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선물 DEX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전일 대비 5.6% 상승한 46달러(약 6만 3,940원)를 기록하며 돋보였고, 에테나(ENA) 역시 11% 급등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점유율 하락과 알트코인 마켓 점유율의 미세한 상승세를 들어 ‘알트코인 시즌’의 도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여전히 BTC 및 ETH 중심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분석가는 “지금은 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다다랐으나, 이후의 흐름은 누구도 명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시점”이라고 밝혀 과열장 속에서도 경계심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