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현물 ETF, 하루 1조4,000억 원 유입…블랙록·피델리티 '사상 최대'

미국 내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K)이 15만 개에 달하는 이더리움을 대량 매수하면서 기관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이더리움 ETF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9개의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총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4,178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해당 상품들이 2024년 중반에 출시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유입액이다. 총 유입된 이더리움 수량은 약 24만 개에 달하며, 투자 주체는 대부분 기관들이었다.

ETF 시장 전문가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이더리움 ETF 모두 일일 기준 사상 최고 유입액을 기록했다"며, "이는 전통 금융권이 이제야 이더리움의 근본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직관적인 서사가 있었고, 이더리움은 이해도가 낮아 과소평가 돼왔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미래 금융의 핵심 인프라’라는 메시지가 시장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 iShares ETHA는 하루 만에 6억 4,000만 달러(약 8,896억 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15만 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매수했다. 전체 누적 유입액은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넘어섰으며, 그 대부분이 최근 한 달 간 집중됐다. 피델리티의 FETH 역시 2억 7,700만 달러(약 3,850억 원)를 유입하며, 하루 동안 6만5,000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축적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미니 ETF 또한 6,600만 달러(약 915억 원)를 확보하며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더리움 가격 급등과도 맞물렸다. 같은 날 이더리움은 4,350달러(약 605만 원)를 터치하며 거의 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톰 리(Tom Lee)가 이끄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Bitmine)이 보유량 100만 ETH 달성이라는 이정표를 공개하며 시장 심리는 한층 더 고조됐다.

한편 비트코인(BTC) 현물 ETF들은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같은 날 비트코인 ETF 전체로는 1억 7,800만 달러(약 2,475억 원) 유입에 그쳤고, 그 중 블랙록의 IBIT가 1억 3,800만 달러(약 1,918억 원)를 차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까지 상승한 뒤 11만 8,600달러(약 1억 6,523만 원)로 소폭 후퇴했으며, 이에 따라 다음 거래일엔 순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기록적인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미래 금융의 운용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방증하며, ETF 시장에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바짝 추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관심과 자금 유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