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4,500달러 돌파… 월가 큰손들 본격 ‘매수세’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며 4,5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 고점인 2021년 11월의 4,721달러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8월 12일 오후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4,501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동안 4.39% 상승했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소폭 상승에 그쳤으며, 이더리움의 상대적인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더리움의 고유한 시장 기대 요인과 금융기관의 대규모 자금 유입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내 현물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다. 8월 11일 하루에만 10억 달러가 유입돼 관련 상품 출시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 관련 ETF로 유입된 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이 단순한 단기 가격 상승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관심의 배경에는 이더리움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가 있다. 자산 토큰화(실물 자산을 암호화폐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스마트 계약 기반 기술 등에서 이더리움은 이미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거나 통합할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코인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을 ‘월스트리트의 블록체인’으로 부르며 비트코인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기관의 수요도 눈에 띄게 확장 중이다. 전 세계 최대 이더리움 보유 기업 중 하나인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는 기존 보유량 외에 추가 매수를 위한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상승 기대에 불을 지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ETF 상품 확산 정도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이더리움 중심 투자 확대 움직임이 계속되면,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판도를 바꿀 열쇠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