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의 평화 회담이 특별한 결과 없이 마무리됐음에도 비트코인(BTC)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양국 간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논의가 무산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회동이었다. 수년 만에 성사된 이 정상회담은 뉴욕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렸으며, 이번이 푸틴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이었다. 두 정상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사안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가지 큰 이슈에 대해선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이 회담에 배제된 데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함께하는 3자 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이번 회담 직후의 반응이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회담 전 11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아래로 하락했지만, 이후 11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선으로 반등하며 하락세를 멈췄다. 이는 회담의 불확실성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가격 움직임에는 전날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의 급등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PPI 통계 발표 후 최고가인 124,500달러(약 1억 7,296만 원)에서 단숨에 118,000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경제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의 가격 탄력성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시장은 확인했다. 제한된 급락, 빠른 반등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주요 지표로 해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