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줌 통화로 하드코어 해킹…THORChain 창립자, 18억 원 암호화폐 탈취 당해

딥페이크 줌 통화로 1억 8,770만 원 상당 암호화폐 탈취…토르체인 창립자, 보안 경고 발신

THORChain과 볼티시그(Vultisig)의 공동 창립자가 딥페이크 줌 화상통화에 속아 약 135만 달러(약 18억 7,77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당한 사건이 발생해 보안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하드월렛 기업 레저(Ledger)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샤를 기예메(Charles Guillemet)는 이번 사건이 소프트월렛 보안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이용자들에게 긴급 경고를 전했다.

피해자 ‘jpthor’는 트위터를 통해 사건 경위를 공유했다. 그는 지인의 텔레그램 계정이 먼저 침해된 뒤 자신이 회의 목적의 줌 링크를 건네받았고, 이 링크를 통해 참여한 영상통화는 실제와 흡사한 딥페이크 화면이었다. 가짜 회의 중 해커는 피해자가 예전에 보유한 메타마스크(MetaMask) 소프트월렛에 접근했고 심지어 트랜잭션 서명조차 필요 없이 암호화폐 전액을 탈취했다. 이 월렛의 키는 그가 애플 아이클라우드 키체인에 저장해둔 상태였다.

기예메 CTO는 "피해자는 악성 트랜잭션에 서명한 적도 없이 키를 도난당했다"며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단순히 키체인에서 비밀키를 훔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큰 금액을 소프트월렛에 보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온라인에 보관한 자산이라면 이미 탈취당하는 건 시간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암호화폐 업계에서 논란이 된 북한 해커 조직의 사이버 활동과도 연관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암호화폐 온체인 분석계정 ‘Lookonchain’은 해당 공격의 배후로 북한 연계 해커세력일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며 관련 징후를 포착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와 같은 AI 기반 수법이 정교해지며, 영상과 음성이 정교하게 조작돼 이용자들이 속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암호화자산 거래자는 ‘비자발적 서명 없는 탈취’ 유형의 새로운 공격에 대비해 물리적 디바이스 기반 하드월렛의 사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해킹은 단순히 한 개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암호화폐 사용자들의 전반적인 보안인식과 보호체계에 깊은 경고를 던지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보안 교육과 기술적 방어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