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해킹 사고로 인해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번 사태의 여파가 정치권 개입이나 집단소송 등으로 확산될 경우, KT의 주가가 현재보다 최대 13%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의 김홍식 연구원은 9월 12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안은 단순한 손익 계산보다도 소비자의 불안 심리와 정치권의 반응이 주가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KT의 주가는 5만2천200원이지만, 사태 파장이 커질 경우 4만5천원에서 4만8천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유사 사례로 2023년에 발생한 SK텔레콤 데이터 장애 사태를 언급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실제 금전적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사회적 불편과 심리적 충격이 크게 작용하면서 요금 감면, 유심 교체, 과징금 부과 등으로 약 7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입었다. 그는 이와 비교해 KT는 실질적인 금전 피해를 본 고객들이 많은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피해 이용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국회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됐다. 지금까지는 피해 고객들의 대규모 반발이 발생하지 않았고, 사태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될 경우 KT는 요금 감면이나 과징금 등의 부담을 피할 수도 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견해다. 그는 이 경우 악재가 단기적인 불확실성으로만 작용하고 끝날 수 있으며, 주가에도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관점에서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하나증권은 KT의 예상 주주환원수익률이 7%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이에 따라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지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까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번 해킹 악재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현재 KT에 대해 목표주가 7만 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피해 고객들의 반응, 정치권의 개입 여부, 그리고 KT의 사후 대응 조치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보안 사고에서 촉발된 이슈가 기업의 가치평가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