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하루 만에 약 208조 원(15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증발하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주요 코인들이 일제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단기 반등에 성공해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말 동안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선을 중심으로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월요일 새벽 급락하며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까지 밀려났고, 현재는 일부 반등해도 여전히 2.6% 하락한 11만 2,700달러(약 1억 5,690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았다. 하루 사이 약 약 2조 3,630억 원(17억 달러) 상당의 청산이 발생해 시장에 극심한 유동성 압박을 더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3,121조 원(2조 2,450억 달러)로 주저앉았으며, 시장 내 점유율은 56.4%까지 오르며 알트코인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알트코인 시장은 더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이더리움은 6.4% 하락하며 약 4,200달러(약 583만 원)선 아래로 떨어졌고, XRP는 5.4% 급락해 2.8달러(약 3900원) 수준으로 밀렸다. 솔라나(SOL), 에이다(ADA), 체인링크(LINK), 아발란체(AVAX), 수이(SUI), 헤데라(HBAR), 톤(TON) 등 다수의 메이저 코인들은 최대 8%까지 급락했다. 특히 도지코인(DOGE)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0.24달러(약 334원) 아래로 후퇴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매도 압력이 강해지면서, 코인게코 기준 현재 총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4조 달러(약 5,560조 원) 미만으로 밀려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며, 오히려 최근까지의 가격 상승이 과도했던 만큼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관계자는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확실한 신호는 없지만,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투자자들이 선뜻 위험 자산에 재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경제 지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언 등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당분간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