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자산관리사 모건스탠리($MS)이 일반 투자자에게 암호화폐 펀드 투자 기회를 전면 개방한다. 오는 10월 15일부터는 과거 고액자산가 전용이었던 해당 상품들을 은퇴 계좌 보유자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자산 규모 수조 원대의 금융 고객 기반을 보유한 모건스탠리가 결정적인 문턱을 허물며, 기관급 암호화폐 유입에 물꼬를 트리리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N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상담사들이 개인퇴직계좌(IRA)와 401(k)를 보유한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펀드를 직접 추천·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전까지는 순자산 150만 달러(약 20억 8,500만 원) 이상을 보유하고 공세적 성향의 투자자로 분류된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미국의 은퇴 자산 규모는 막대한 수준이다. 투자회사협회(Investment Company Institute)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미국 내 전체 은퇴 자산은 약 45조 8,000억 달러(약 63경 6,200조 원)에 달한다. 그중 IRA 계좌에는 18조 달러(약 25경 200조 원), 401(k)에는 9조 3,000억 달러(약 12경 9,270조 원)가 예치돼 있다. 이 중 일부라도 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 부문은 전체 자산 약 6조 2,000억 달러(약 86경 1,800조 원)를 운용 중이며, 1,600만 명 이상과 고객 관계를 맺고 있다. 약 1만 6,000명의 금융 자문 인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부문은, 투자 접근성 확대를 통해 암호화폐를 공식적인 자산 배분 수단으로 인정하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는 평가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상품 구성의 조정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갖는다. 규제와 제도에 제약받아왔던 전통 금융 자본이 암호화폐와 정면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 향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주요 자산뿐 아니라, 솔라나(SOL), 폴리곤(MATIC), 체인링크(LINK) 등 다양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의 접근성 확대는, 월가와 크립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흐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전통 자산에서 유동성이 점점 빠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시장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