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가 최근 비트코인(BTC) 급락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시장 사이클 분석에 따라 10월 5일을 고점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 숏 포지션을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이 예측은 그의 상징적 차트인 ‘바나나 차트’에도 반영되어 있었던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브란트는 비트코인이 4년 주기의 반감기를 중심으로 고점과 저점 사이 구조적 변화를 겪는다고 본다. 그는 과거 사이클에서도 반감기 약 6주 후에 일시적 고점이 형성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랠리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분석했다. 브란트는 10월 5일을 기점으로 제시한 빨간색 ‘찡그림 얼굴’ 이모티콘이 정확히 이번 급락의 시점을 예고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급락의 촉매제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와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정책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었고, 암호화폐 시장은 그 여파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암호화폐에도 관세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 사상 최고가인 12만 5,000달러(약 1억 7,375만 원)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12% 넘게 급락해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에 따르면 24시간 만에 강제 청산된 레버리지 포지션 규모는 190억 달러(약 26조 4,100억 원)를 넘겼으며, 이 가운데 1시간 동안 70억 달러(약 9조 7,300억 원) 규모가 청산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유동성 대폭발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충격에도 업계 주요 인사들은 시장 회복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비트코인은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비트코인 본연의 자산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명 투자자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는 “48시간 사이 비트코인과 증시의 펀더멘탈은 바뀐 게 없다”며, 이번 조정을 ‘지나친 레버리지를 정리하는 건전한 리셋’이라 평가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미카엘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이런 하락이 “현재 사이클의 바닥”이라 평가하며 알트코인 저점 형성과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트코인 지지자인 샘슨 모우(Samson Mow) 역시 “업토버(Uptober)는 아직 21일이나 남았다”고 말하며 상승 기대감을 이어갔다. 경제 전략가 제임스 손(Dr. James E. Thorne)은 “역대급 청산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시장 흐름은 상반되지만, 이번 급등락 상황이 비트코인의 구조적 강인함과 레버리지 시장의 위험성을 동시에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