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이와 동시에 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대규모로 이어지며 단기 반등에 강력한 추진력을 더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약 2억 5,900만 달러(약 3,600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공매도가 단 4시간 만에 청산됐다.
이번 반등은 백악관이 며칠 전 예고했던 100% 대중(對中) 관세를 유보할 조짐을 보인 것이 주효했다. 해당 조치는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주며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급락을 안겼지만, 미국 정부가 갑작스레 입장을 일부 철회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되살아났다. 특히, 이더리움은 이날 하루 최고 4,151달러(약 5,769만 원)를 기록하며 단숨에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이번 청산의 대부분은 대형 거래소에서 발생했다. 바이낸스는 전체 청산 금액의 약 30%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냈고, 이어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바이비트(Bybit)가 각각 21%, 19%로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공매도 세력이 시장 하락에 베팅했던 것과 반대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손실이 확정된 결과다.
앞서 지난 10월 10일에는 하루 만에 약 170억 달러(약 23조 6,3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포지션이 시세 붕괴로 청산된 바 있다. 당시 대형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50% 넘게 급락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였다.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시장 반전에 불을 지폈고, 공매도 청산은 이를 한층 가속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반등이 단기 조정 이후 강세장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거액의 공매도 청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감소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외교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며,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 움직임도 이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