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지난 주말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약 26조 4,100억 원(19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했다. 이번 급락은 거래량 폭증 때문이 아닌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원인 파악과 향후 흐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인베이스($COIN) 데이터를 분석한 'The Wolf of All Streets' 팟캐스트 진행자 스콧 멜커(Scott Melker)는, 시장에서 흔히 예상하는 것과 달리, 급락이 일어난 날이 여름 한 시즌 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7월에 있었던 두 차례의 고거래량일에는 비트코인(BTC) 가격의 큰 움직임 없이 단기 하락 후 급반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공황 매도가 아닌, 선물시장 중심의 청산 연쇄 반응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멜커는 이번 급락을 "현물시장 패닉이 아닌, 강제 청산이 유발한 연쇄 작용"이라며, 특정 시점에는 현물거래소마저 마비 상태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매수 대기자들이 주문을 넣지 못하면서 추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체인 분석 기업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데이터 역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급락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물 청산 사태였다. 청산으로 인해 무려 약 15조 2,900억 원(11억 달러) 규모의 미체결 포지션이 증발했고, 이를 글래스노드는 "시장 전반의 역사적 디레버리징 이벤트"로 평가했다.
현물 가격 고점에서 과도하게 배팅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순식간에 청산되면서, 암호화폐 전반의 펀딩비가 2022년 약세장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기업과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시장 전반의 과열이 급제동된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81% 상승한 약 1581만 원(11만 4,1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금요일 저점인 약 1,486만 원(10만 7,000달러) 대비 소폭 반등한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반등이 회복의 신호탄이라기보단 추세 전환 전의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급락을 계기로 지나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고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래량보다는 레버리지 청산 패턴과 자금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시장 구조를 정확히 이해한 뒤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