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대신 가명으로 알려진 고레버리지 암호화폐 트레이더 제임스 윈(James Wynn)이 또다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밈코인 페페(PEPE)에 대한 10배 레버리지 롱 포지션을 재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또 한 번 강제청산을 당한 것이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 속에서 그의 손실은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무모한 투기의 전형으로 비춰지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 루콘체인(Lookonchain)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시장 급락으로 제임스 윈뿐 아니라 유명 트레이더 마치 빅 브라더(Machi Big Brother)도 동시에 청산됐다”며 “두 사람은 불굴의 롱 포지션 신념을 보이지만 결과는 항상 참혹하다”고 지적했다. 마치의 경우, 지난 한 달간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플랫폼에서 발생한 손실액만 3,800만 달러(약 528억 원)에 달한다.

윈의 청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밈토큰 투자로 수백억 원대의 수익과 손실을 오갔다. 안팎에서 독자적인 감각과 과감한 베팅 실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매매 성향이 반복되는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여기에 최근 윈이 주도한 또 다른 밈코인 프로젝트 예페(YEPE)도 논란에 휩싸였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버블맵(Bubblemap)은 YEPE의 초기 물량 중 약 60%가 내부자로 보이는 지갑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LBank, 쿠코인(KuCoin), MEXC 등 중앙화 거래소에서 자금을 유통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조직적인 초기 물량 확보와 빗발치는 마케팅으로 유도된 단기 바람몰이 전략의 전형적인 구조다.

많은 전문가들은,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결탁된 코인 홍보 방식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기대심리를 심어주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윈은 과거 7,000달러(약 974만 원)의 페페 투자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형성하며 유명세를 탔지만, 반복되는 펌프앤덤프 논란은 그를 ‘암호화폐 시장의 트릭스터’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윈은 여전히 여러 업계 주요 인물들로부터 공개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이 또한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후원이 오히려 내부자 중심의 불투명한 시장 구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시장 참여자 간의 정보 비대칭과 불공정한 자금 흐름을 방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예측 불가능성을 내포한 고위험 분야다. 제임스 윈의 사례는 투기적 행위가 어떠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시간성과 투명성이 중시되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이러한 반복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 모두가 ‘정교한 감시와 책임 있는 투자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