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리플(XRP)의 가격 움직임은 눈에 띄게 조용하다. 지난 일주일간 XRP의 가격은 2.11% 하락했고, 24시간 기준으로도 0.32% 하락한 2.34달러(약 3,253원)에 머물렀다. 시장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이처럼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일견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턴이 오히려 XRP의 본질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평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맥스 애버리(Max Avery)는 최근 트윗에서 "XRP의 안정성은 결함이 아니라 설계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XRP가 단순히 개인 투자자의 투기적 수요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구조가 아니며,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만큼 과도한 가격 변동을 지양하는 성격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XRP는 국경 간 결제를 위한 효율성과 신뢰성을 갖춘 프로토콜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관의 활용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애버리는 특히 2017년의 사례를 언급하며, XRP가 대형 하락 이후 주요 고점을 기록한 이력을 들며 "긴 호흡의 투자 관점에서 의미 있는 상승 기회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같은 지루한 흐름이 오히려 '진짜 투자자'에게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XRP가 투기성과 과대한 기대감에 휘둘릴 가능성이 낮은 구조임을 재차 강조했다.

시장 기술적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XRP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경우, 다음 저항선은 2.58달러(약 3,586원)와 2.82달러(약 3,920원) 선에 위치해 있다. 반면, 하락세가 지속될 시 지지선은 2.18달러(약 3,033원), 이후 2달러(약 2,780원) 수준으로 제시된다. 이는 중립적 흐름 속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XRP는 “지루함 속의 의도”라는 평가 속에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용성과 기술적 안정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라면, 지금의 정적은 고려할 가치가 있는 신호일 수 있다. 단기적인 탄력은 부족할 수 있으나, XRP가 구축해가는 금융 인프라와의 연결은 장기전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여전히 시장의 중요한 관심사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