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한 반등 흐름이 ‘페이크아웃’으로 판명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비트코인이 주요 저항 구간에서 힘을 잃자, 상승 전환을 노리던 시장 전체가 급속히 심리적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약 15만 9,850달러(약 2억 2,207만 원)선을 터치하며 회복세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기술적으로 중요한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하며 다시 흔들리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하던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돌파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단기 급등에 편승했던 매수세가 급격히 이탈하는 모습이다.

상승세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ETF 자금 유입과 거시 경제 지표 개선도 뚜렷한 매수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복 시도는 기술적 피로감에 따른 단기 반등으로 결론날 공산이 크다. RSI(상대강도지수)가 중립선인 53에 머물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이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또는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선까지의 추가 조정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지코인(DOGE) 역시 반등세가 미약하다. 0.20달러(약 278원)를 회복했지만, 100일 및 200일 EMA(지수이동평균선)를 넘지 못하고 0.21달러(약 292원) 부근에서 정체됐다. RSI는 45 수준으로 하락 압력을 시사하고 있으며, 0.19달러(약 264원)를 하회할 경우 베어리시 플래그(하락 지속형 패턴)가 완성돼 0.15~0.16달러(약 209~223원) 범위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도지코인 가격에 ‘제로 추가’라는 상징적 손실을 의미하며, 밈코인에 대한 투자자 신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한편, XRP는 기술적으로 고조되는 긴장 속에 조만간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50일, 100일, 200일 EMA가 서로 수렴하며 가격이 2.60~2.78달러(약 3,614~3,864원) 사이에 갇혀 있다. 이른바 ‘EMA 스퀴즈’ 구간으로, 과거 사례로 미루어볼 때 향후 수일 내 강한 변동성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2.78달러(약 3,864원)를 돌파하면 3.00~3.20달러(약 4,170~4,448원)를 향한 상승 국면이 본격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2.55달러(약 3,545원)를 이탈할 경우 2.30~2.40달러(약 3,197~3,336원)까지의 하락세가 시작될 우려도 있다. RSI는 현재 55를 가리켜 중립적이지만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비트코인의 조정이 단발성에 그칠지, 새로운 하강 사이클의 서막이 될지는 단기 기술 지표와 시황의 변화에 달려 있다. 일단 현재로선 시장이 심리적 분기점에 놓여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신중한 포지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