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고배율 숏 포지션이 XRP에 몰리며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고래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를 통해 약 2,050만 달러(약 283억 원)에 달하는 20배 레버리지 숏 포지션을 열었다는 온체인 정보가 공유되며 투자자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포지션은 새롭게 개설된 지갑에서 이뤄졌으며, 해당 계좌는 700만 달러(약 96억 원) 상당의 USD코인을 예치하며 공격적인 투자의 성격을 띠었다. 단순한 위험 회피용 헤지라기보다는 가격 하락에 대한 강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방향성 베팅’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XRP는 2.30달러(약 317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초 3.5달러 근처까지 올랐던 시세 대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2.60~2.70달러대에서 중요한 저항선에 가로막혔으며, 50일 및 200일 이동평균선 모두 이 구간에서 상승 흐름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락 추세선 돌파에도 실패하면서 매도 압력이 재차 강화되고 있다.

기술 지표들도 암울한 신호를 보낸다. 상대강도지수(RSI)는 40에 근접하며 시장의 반등 기세가 매우 약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하락장이 펼쳐질 때 거래량이 증가하는 점은 여전히 매도 우위 국면임을 시사한다. 만일 XRP가 2.20달러를 하회할 경우, 다음 지지선은 2.00달러(약 2,760원) 또는 심리적 경계인 1.85달러(약 2,555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극단적인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 흐름은 계속해서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XRP가 다시 2.60~2.70달러대 저항선을 돌파하고 거래량 증가를 수반해야 반전 가능성이 점쳐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하락이 ‘주 흐름’이며, 시장은 이 같은 고래의 하방 베팅이 실현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