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은 예상과 달리 큰 충격 속에 마감됐다. 비트코인(BTC)이 10만 달러(약 1억 원) 지지선을 내주며 6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시장 전반이 급락세에 빠졌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비트코인은 잠시 10만 달러를 하회했지만 반등에 성공해 일요일 오후에는 10만 4,000달러(약 1억 400만 원), 월요일에는 10만 7,000달러(약 1억 7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 미국인에게 2,000달러(약 270만 원)의 ‘세금환급수표’를 약속하고, 역사상 가장 길었던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를 예고한 데 따른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셧다운 공식 종료 소식에도 비트코인은 10만 4,000달러 부근에서 저항에 막히며 다시 하락했고, 금요일에는 9만 4,500달러(약 9,450만 원)까지 하락하며 단기 지지선을 모두 내줬다. 이번 주에만 약 12,000달러(약 1,200만 원), 지난 월요일 고점 기준 약 11% 넘게 하락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급락에 대해 ‘강세장 종결’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4년 주기를 따르던 비트코인 상승장이 끝나고, 새로운 약세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약 4.8% 하락했고, 이더리움(ETH)은 4.2% 내려갔다. 솔라나(SOL)는 10% 이상 급락했으며, 유의미한 반등을 보인 주요 자산은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모네로(XMR) 등 일부에 그쳤다.

시장 총액은 3조 3,000억 달러(약 3,300조 원)로 감소했고, 비트코인 점유율은 57.4%를 기록했다. 하지만 리플 관련 호재도 있었다. 캐너리 자산운용이 출시한 XRP 현물 ETF(XRPC)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정식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첫날 거래량은 역대 솔라나 ETF를 뛰어넘으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한편 비트코인 고래와 채굴업자들이 대규모 물량을 거래소로 이체했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일반적으로 대량 이동은 매도 압력 상승으로 이어지며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체인 지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건전성이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해시레이트 관련 지표는 여름 강세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며, 아직 완전한 붕괴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 외에도 미국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ETF에 대해 ‘스테이킹 과세유예’라는 새로운 세제 혜택 초안을 공개했고, 유니스왑(UNI)은 거래 수수료 일부를 토큰 소각에 사용하는 ‘수수료 전환’ 제안 발표 이후 35% 급등했다.

시장 방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치 못한 호재에도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현 시장의 불안정성과 투자심리 악화를 방증한다. 기존의 4년 주기 강세장이 끝났다는 분석이 현실이 될 경우, 향후 수개월간 긴 조정 국면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