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기술적 약세 신호로 알려진 ‘데스크로스(Death Cross)’를 형성하며 단기 반등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들어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9만 500달러(약 1억 2,418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약 6% 하락한 수치이며, 일주일 기준으로는 15% 가까이 빠졌다. 사상 최고가였던 10월 6일의 12만 6,000달러(약 1억 7,289만 원) 대비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데스크로스 패턴이 완성되었다.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는 “최근 1년간의 데스크로스는 모두 반등으로 이어졌지만, 2022년에는 장기 하락장의 시작이었다”며 “이번 양상은 2022년과 유사하게 빠르게 하방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매크로 시장과 기술적 지표가 결합해 추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MVRV(시장 가치 대비 실현 가치) 모델 상에서 중립 구간 아래인 평균 가격 9만 8,650달러(약 1억 3,524만 원)를 하회 중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지금은 ‘저평가 구간’에 접어든 상태로, 과거에는 이 구간이 바닥권과 겹쳤던 경우도 있었다.

마르티네즈는 추가 하락 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가격 지점을 제시했다. 각각 7만 5,740달러(약 1억 385만 원), 5만 6,160달러(약 7,616만 원), 5만 2,820달러(약 7,047만 원)로, 과거의 -0.5 표준편차, 실현가, -1.0 표준편차에 해당하는 지점들이다. 이 선들 사이의 지지가 무너질 경우, 장기 하락장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 사이클 측면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마르티네즈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17년과 2021년 고점 이후 평균적으로 약 1년간 하락장을 거쳤다. 2017년에는 고점 대비 84%, 2021년에는 77% 하락했다. 이런 패턴을 감안할 때, 2025년 10월을 정점으로 본다면 2026년 10월 즈음에 새로운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엇갈린다. 크립토포테이토는 최근 더 많은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동 중이라는 데이터를 인용하며,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구조적인 약세장 가능성도 제기되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다른 분석가 에그랙 크립토는 “기술적 지표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오히려 흐름을 잘못 해석하게 된다”며 “단기 이동평균보다는 21주 지수이동평균(EMA)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장기 상승 추세 내에 있으며, 이번 조정은 주요 지지선 재확인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17만 5,000달러(약 2억 3,975만 원)의 피보나치 확장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하락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2022년과 같은 장기 약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데스크로스와 주요 기술적 신호들이 다수 포착되면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힘을 얻게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