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편결제 1위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합병안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번 결합은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대형 플랫폼 간 결합으로, 디지털 시장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월 28일 두 회사가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측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모두 각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라면서, 이번 결합이 디지털 생태계에 미칠 광범위한 파장을 고려해 경쟁 제한 가능성과 소비자에 대한 영향을 집중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관련 법에 따르면 공정위의 심사 기간은 기본적으로 30일이지만, 사안의 복잡성 등을 감안해 최대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료 보정 등이 필요할 경우 소요되는 시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대 120일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이는 이번 결합 건이 단순한 기업 간 통합이 아닌 복합 플랫폼 체계 구축을 의미하는 만큼, 심도 있는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난 11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의결했다. 이렇게 되면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 지위에도 오르게 된다. 이번 결정은 네이버 측이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 핀테크 영역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그동안 간편결제와 가상자산은 각각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됐으나, 이번 결합 이후 두 사업 영역이 실질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기업결합이 승인될 경우, 네이버는 핀테크를 넘어 디지털 자산 운용까지 주요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대형 플랫폼 주도의 금융‧자산 통합이 관련 시장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시장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한 일부 사업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후속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이 융합되는 플랫폼 중심 구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규제 당국의 판단이 시장에 신호를 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공정위의 결론에 업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